지난 회 남편의 이상한 성적 취향에 이어서….
  배변 장면이나 싸 놓은 똥을 보고 만지며 흥분을 느끼는 성적 취향을 유식한 말로는 코프로필리아(Coprophilia: 배변 음욕증)이라 하며, 캐쥬얼한 말로는 스캣 플레이(Scat Play)라고 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생각보다 이런 사람들이 많으며, 미국·유럽·일본에는 스캣 플레이어 동호회가 있을 정도다. 우리말로 하면 '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정도 되겠다.

  포르노 사이트를 열심히 탐구하는 분이라면 똥을 싸고 바르며 놀며, 심한 경우 먹기까지 하는 장면을 보여 주는 해외 포르노를 한두 번씩은 맞닥뜨렸을지도 모른다. 이런 스캣 플레이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만들어진 하드코어 포르노에서 유난히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그들은 왜 그런 짓을 할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BDSM(가학 피학 성교)의 일종으로 스캣 플레이를 활용하는 경우다. 가학과 피학을 즐기는 SM 마니아들은 보통 DOM (Dominant: 명령하는 자)과 SUB(Submissive: 복종하는 자)로 나뉜다. SUB들은 주인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하인처럼, 예쁨을 받으려 발 밑에서 아양을 떠는 애완견처럼, 때로는 학대받는 노예처럼 굴며 자신의 피학 성향을 충족시킨다. 대부분의 에세머들은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한계를 정해 놓고 철저한 룰을 만든다. 그렇지만 서로를 잘 알고 완전히 믿는 사이인 경우 이 한계선이 점점 확정되어 급기야는 가장 수치스럽고 더럽다고 여겨지는 배설물에까지 손을 뻗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원로 에세머들이 결국 똥을 먹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두 번째는 인펀틸리즘(Infantilism: 유치증)의 일종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왜, 어린 사내 아이들이 유난히 똥이나 방귀 등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기저귀에 싼 통을 죄 문질러 몸에 범벅을 해 놓고 좋아하거나, 방귀를 뀌고 신이 나서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의 행동에서 인간의 심리 저 밑바닥에 가장 원초적 쾌감을 느끼는 무언가가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기저귀를 차고 다니거나, 공갈 젖꼭지를 빨며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것을 인펀틸리즘이라고 하는 데 똥 가지고 장난치기를 즐기는 것도 이 유치증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세기의 음악가 모짜르트도 코프로필리악이었다고 한다. 1992년 영국의 한 의학 잡지는 '모짜르트의 분변 음욕증(STATOLOGY)'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내용에 의하면 모짜르트가 주고받은 편지의 상당수가 그의 특이한 성적 취향을 시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결정적 근거로 소개된 편지 중 하나는 모짜르트가 그의 사촌 여동생 마리아 안나 데클라에게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