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화학>이라는 책을 펴낸 리보위츠라는 정신과 의사에 따르면 사람들의 성적 환상은 변태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사람의 두뇌 속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나 암페타민류의 마약성 물질이 성적 쾌감에 작용을 한다는 것.
일부일처제로 항상 함께 살아가는 데서 오는 식상함으로, 성적인 자극이 약해지면 마약성 물질의 분비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커플들은 자연스럽게 성적 환상을 쫓게 되고 혼외정사나 다른 엽기적인 체험을 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그중 충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것이 최근에 알려진 이른바 스와핑, 즉 부부교환 섹스이다. 

  스와핑은 쓰지 않는 중고 물품을 ‘맞교환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성적으로 가장 왕성한 20대 동거 커플이나, 30대 초반 부부들이 스와핑을 주도하며 일본에서도 스와핑을 시도하는 커플들의 나이는 젊다. 업소(클럽)를 중심으로 스와핑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클럽 회원이 되려면 남성은 40대 이하, 여성은 20~30대 정도의 나이 제한이 있다고 한다.

  스와핑은 건강한 성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면이 있다. 고대 이탈리아의 에트루리아나, 스파르타, 에스키모인, 서태평양의 울리티 섬 같은 곳에서는 축제기간에 스와핑 비슷한 행위를 하는 문화가 있었다. 현재도 그런 풍습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서양 사람들의 가면무도회도 부부 교환 섹스에 대한 욕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

  대개 성 능력 면에서 자신이 있는 남성이 부부교환 섹스를 강력히 주장하는데, 뒤에 자신의 아내나 동거인이 상대방에게 몰입되어 흥분하여 섹스를 하는 것을 보면 의외로 크게 상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관음증적 관점에서 아내와 다른 남성과의 섹스 장면을 보고 성적 흥분이 극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아내의 성이 개방되고 다른 사람에게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을 보면 못 견뎌 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서 여성은 자신의 배우자가 다른 여성(교환한 파트너)을 사랑하지 않을까 염려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개 스와핑을 망설인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여성에게는 가정이 깨지는 것이 아무래도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이 포르노에서 우람한 남성기를 보고 더욱 흥분하고, 호스트바에서 남성 종업원에 대한 관음을 즐기는 등의 추세는 남성들이 두려워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스와핑이나 토파즈 같은 그룹 섹스 등 성적인 환경 변화를 앞으로는 여성이 주도할 가능성이 훨씬 많다. 생각보다 모계사회가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