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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변태취향에서 성문화로. 진화하는 SM플레이
댓글 : 0
조회수 : 26,475
2010-02-15 13:45:54
제목: 펨돔 구합니다! 저는 서울 사는 17살 멜섭입니다.
제목 그대로 만나서 펨돔 플레이 하실 여주인님 구합니다.
하라는 건 뭐든지 할 수 있구요 굴욕, 치욕, 고통 뭐든지 좋습니다.
주인님조건은 절 잘 이끌 수 있는 여자분이면 누구든 오케이입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올려진 구인(?)광고다. 이 애타는 글속에 등장하는 펨돔, 멜섭 등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는 단어들의 정체는? 모두 SM플레이에 사용되는 용어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SM이란 가학성 음란증을 일컫는 새디즘(saddism)의 S피학성 음란증을 일컫는 매저키즘(masochism)의 M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상대방을 때리고 맞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SM에 플레이가 붙은 것은 이 행위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쌍방의 합의하에 서로의 성향과 정보를 알고 시작하는 일종의 놀이이기 때문이다.

  SM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SM이라면 거부감을 느끼고 변태성욕자로 치부하던 것이 지금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성문화로 자리 잡을 태세다.

  이에 따라 SM플레이에 사용되는 용어들도 세분화되고 체계화되고 있다. 먼저 SM플레이에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용어는 돔과 섭이다. 돔은 주인을 말하는 도미넌트(Dominent)를 줄인 것이고 섭은 노예 또는 피소유자를 말하는 서브미션(Submission)을 줄인 단어다. 돔은 상대를 학대하면서 쾌락을 느끼는 사람이고 섭은 자신이 학대를 당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을 지칭한다. 여기에 남성의 메일을 붙이게 되면 멜돔, 멜섭이 되고 여성의 피메일을 붙이면 펨돔, 펨섭이 되는 것이다. 또 두 가지 성향을 모두 가진 사람들을 일컬어 스위치라고 부른다.

  이 밖에도 때리는 행위를 말하는 스팽킹, 온라인으로 카메라를 켜고 서로를 보면서 행위를 하는 온플, 밧줄로 묶는 본디지 등이 있다. 그리고 SM취향과 거리가 먼 사람은 별 맛도, 특별할 것도 없이 평범하다는 의미로 ‘바닐라’ 라고 통칭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SM카페의 경우 위의 단어들 중 하나를 질문으로 내고 답을 맞춰야만 가입이 허락되기도 해 용어의 습득은 필수적이다.


동호회에서 클럽까지
  SM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동호회도 수십 개나 생겼다. 이들 동호회에서는 마음 맞는 파트너를 구하기도 하고 플레이하기에 좋은 도구를 공유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일본에 있는 SM클럽을 그대로 답습한 업소도 서울, 부산등지에서 생겨나고 있다. 작년에 문을 연 클럽의 경우 처음엔 페티쉬클럽으로 시작했지만 국내에 SM매니아가 많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방 몇 개를 SM으로 바꾼 경우다. 업주는 “페티쉬매니아가 많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SM을 즐기는 수요 또한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들을 위한 해방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업소를 조금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클럽은 총 여섯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첫 번째 단계는 ‘도그플레이’. 말 그대로 개와 주인의 관계로 놀이를 하는 것이다. 종업원이 손님의 목에 개목걸이를 달고 끌고 다니는 식이다.두 번째 단계는 채찍질을 하는 ‘휘핑’이다. SM을 다룬 영화나 소설 등에서 가장 흔히 나오는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 세 번째는 ‘호스 플레이’로 말에 재갈을 물리듯 손님에게 재갈을 물리는 서비스다. 네 번째는 ‘풋피딩’으로 말 그대로 발을 이용해 음식물을 먹이는 행위다. 다섯 번째는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본디지’로 밧줄을 이용, 손님을 묶는 놀이다. 마지막 단계는 ‘스텀프&킥킹’으로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남성의 성기를 차거나 짓밟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클럽을 찾은 한 손님은 “평소 SM마니아라고 생각했는데 경험해 보니 견디기에는 고통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선수가 늘면 운동복이나 운동기구도 늘어나는 법. SM플레이를 즐기는 사람이 늘자 놀이에 필요한 도구를 취급하는 업소도 활개를 띄고 있다. 성인용품을 파는 B상점의 관계자는 “개목걸이나 채찍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끼리 와서 물건을 고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나의 성문화로, 놀이개념으로 진화한 SM플레이. 모든 것이 그렇듯 중독됐을 때 따르는 폐해도 무시할 수 없다. SM플레이를 즐기는 A군(23)은 자신과 성향이 다른 여성과 사귀거나 성관계를 갖는 것이 시시해 졌다고 한다. 대학교 2학년때부터 SM플레이에 빠져들었다는 A군은 강제로 자신을 고문하고 학대해야만 쾌락을 느끼게 됐다며 남모를 고민을 호소했다. 그는 “펨돔역할을 해줄 여성이 아니라면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다”“계속해서 정상적인 성관계에서는 만족을 느낄 수 없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마치 포르노에 중독된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행위에서 만족을 느낄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폐해는 놀이를 가장해 욕설, 폭행 등의 가학행위나 성폭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SM플레이와 폭력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SM에 물든 청소년을 상대로 성인들이 범죄행각을 벌이는 등의 심각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급히 먹은 밥 체하지 않도록 해야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성이란 감추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너무 많은 것이 갑작스레 변했다. SM이라는 터부시되던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여러 사람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거릴 정도니 말이다. 에피타이저도 없이, 소화제도 없이 밀려들어온 자극적인 성문화에 급히 빠져들어 체증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신중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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