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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쾌락의 외줄타기 ‘애널섹스’
댓글 : 0
조회수 : 25,795
2010-02-17 13:07:24

애널섹스는 부부간의 성적 취향을 따져 상대의 동의하에 합당하게 행해져야 한다. 애널섹스가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단지 애널섹스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취사선택은 알아서들 하시길….



  수다를 떠는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P주부의 걸음걸이가 이상했다.어기적어기적 걸어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치질 수술했어?”라고 물었다.


  “아 니, 실은 어제 남편이 만취해서 들어와 막무가내로 덤비잖아. 그러더니 길도 제대로 못 찾고 비상구에다 찔렀지 뭐야. 정말 얼마나아프던지 욕이 다 나오더라. 고함지르면서 난리법석을 떨었더니 자기도 아프다면서 거시기를 부여잡고 부러지는 줄 알았다나?실수였다고 하는데 정말 실수였는지, 평소에도 한번 해보고 싶던 걸 술기운 빌려 시도해본 건지 원 참. 아무튼 엄청 아파. 아침에대변도 못 봤어. 크크.”


  P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P의 남편을 변태 취급하거나….

일방적인 시도는 ‘성폭력’에 불과
  누구나 이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지 않을까. 그것이 남편의 의도인지 실수인지가 다를 뿐. 애널섹스(항문성교)는 예전엔동성애자들만의 전유물로 생각되어왔지만, 요즘엔 정상적인 부부 사이나 이성 간에도 행해진다. 일반적으로 남편들이 ‘변화가필요하다’며 그럴싸하게 포장해 애널섹스를 원하는 이유는 대개 포르노를 보고 따라 해보고 싶은 강한 호기심과 ‘항문은 조임이강해서 쾌감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 다. 드물게는 고통스러워하는 여성을 보며 쾌감을 느끼거나 여자를 소유했다는정복감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계속 시도하는 것 같다. 내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응한다는 아내들의 속마음은 ‘하던대로나 제대로 할 것이지’ 하는 짜증과 함께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하는 애처로움, 무엇보다 ‘이러다가 애널섹스 잘해주는여자랑 바람이라도 피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애널섹스에 대한 찬반 의견은 분분하다. 성의 탐미를 추구하는 새로운 성적 패러다임이다, 배설기관을 망가뜨리는 백해무익한 성행위다, 항문의 재발견이다, 성 콤플렉스나 성기능장애다…. 애널섹스는 부부간의 성적 취향을 따져 상대의 동의하에 합당하게 행해져야 한다. 애널섹스뿐 아니라 일방적인 섹스는 성폭력이다.그리고 포르노 배우들이 항문 삽입을 무난하게 소화한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여자가 애널섹스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오산이다. 또 새로운 시도에 쉽게 적응한다고 해서 무조건 경험이 많은 여자라고 속단해서도 안 될 것이다. “죽어도 못 한다”고거부하는 아내를 재미없는 여자라고 판단해서도 안 될 것이 다. 배우자가 애널섹스를 선호하거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충분한사전지식을 습득한 후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청결과 안전을 우선으로 행해져야 할 것이다. 애널섹스가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는 게아니다. 단지 애널섹스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취사선택은 알아서들 하시길….


  그러고 보니 애널섹스에 대한우리 남편의 생각이 궁금했다. 결혼 후 한 번도 애널섹스에 대한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먼저 한번 해보자고하면 어떤 반응일까. 좋아서 막 덤비면 어떡하지? 많이 아프겠지? 등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침대에 누운 남편의 등을쓸어내리며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기야~ 우리도 애널섹스 한번 해볼까?”
그러자 남편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미쳤냐? 똥독 올라!!”
결과는 늘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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