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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해진 몽골 여성들의 파워
댓글 : 0
조회수 : 25,650
2010-12-22 01:25:57
막강해진 몽골 여성들의 파워


□ 대학의 65.5%가 여학생
  요즘 몽골에선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어났다. 그에 따라 당연히 그들의 지위도 높아졌다. 반대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면서 남성들의 지위는 그만큼 위축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여성 파워가 세어지면서 몽골 남성들을 멸시하는 풍조까지 번지고 있다. 이는 과거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사회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이 시작된 것은 1992년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면서부터다. 갑 작스럽게 바뀐 사회 체제는 몽골인들에게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우선 사전에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자본주의로 바뀌면서 돈이 제일이라는 풍조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가장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 남자들은 일찍부터 돈 버는 일에 나서야 했다. 


  여기서부터 남성과 여성의 사회 지위는 조금씩 엇갈리기 시작했는데 그 배경엔 교육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몽골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몽골의 전체 인구는 2백60여만명으로 집계돼 있다. 이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49.7% 대 50.3%로 여성이 조금 더 많다. 


  현재 몽골 남성들은 전문 분야나 기술 이 없어 그에 적합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 이유는 순전히 몽골 남성들의 교육 수준이 여성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몽골의 교육 기간은 초등학교 3년, 중학교 5년, 고등학교 2년으로 모두 10년이다. 초ㆍ중ㆍ고등학교가 함께 있어 1학년부터 10학년까지로 부른다. 


  중학교 과정인 8학년까지 수료하면 2년제 전문공업기술학교에 진학 할 자격이 주어진다. 고등학교 과정인 10학년까지 모두 마칠 경우는 4년 또는 5년제 일반대학 및 전문기술대학 진학 할 수 있다. 몽 골 교육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1994~95년도 일반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남녀 비율은 1학년의 경우 남자 49.4% 여자 49.6%, 8학년의 경우 남자 40.4% 여자 59.6%, 10학년의 경우 남자 32.9% 여자 67.1%다. 


  즉 초등학교에서는 남녀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가 상급학교로 올라가면서부터는 남학생들 숫자 보다 여학생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몽골이 자본주의로 바뀌기 전까지만 해도 전공에 따라 학급마다 여학생 비율을 따로 정해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을 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 과거 특수전문기술교육 습득 자격에 성별 제한을 두 었던 「성차별」체제가 완전히 없어지면서 지금은 일반대 및 기술전문대 등에서 학생수의 절반이 넘는 65.5%를 여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 전문직 여성들의 자기 독립
  특히 그 동안 남성들만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지던 자동차 정비기술 등 각종 기계정비 기술과 건축공학 등의 전문기술직에도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00년대 말에는 전문기술직에 90%가 여성들이 차지하고 남성들은 겨우 10% 정도만 남아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몽골 남성들의 학력 수준 저하 현상은 몽골 정부가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하면서부터 시작이 됐다. 앞 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일찍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드느라 교육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업에서 여학생들에게 밀리거나 아예 학업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했고 그 결과 남학생들이 상급학교 진학을 못하거나 전문직을 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학생 수가 남학생 보다 많아지면서 졸업 후 여성들은 활발한 사회참여는 당연한 노릇이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지위와 권익은 덩달아 올라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위축되어 갔고 실업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 가부장으로서의 권위 상실, 알코올 중독, 이혼에 의한 가정 파탄 등으로 무너져갔다.


  몽골의 한 신문이 조사한 전문직 직장 여성 10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독신이 2명, 남편과 이혼한 여성이 6명, 가정을 유지하고 있는 여성은 겨우 2명 뿐이었다. 그리고 이들 여성 10명 가운데 5명은 남편들 보다 학력 수준이 더 높았다.

  즉 남성들의 학력 저하 현상에 따른 가정 내의 갈등이 몽골 사회에서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몽골은 결혼식을 할 수 있는 예식장이 울란바토르에 한 곳 밖에 없다. 「게를레흐 여스럴링 어르덩」(결혼궁전. 결혼식 및 혼인서약을 하는 예식장)이라 불리는 이 예식장에서는 1년에 약 5백쌍 정도 결혼식을 치른다. 


  몽골 전체로는 1년에 약 2천여쌍이 결혼을 하나 이곳에선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곳에서 식을 갖는다. 따라서 결혼궁전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력이 있는 부부 가운데 10% 정도는 몽골 여성과 외국인과의 결혼식이다. 그리고 이들 여성 대부분은 영어ㆍ독일어ㆍ일본어 등의 통역이 가능한 고학력 여성들이다. 


  엘리트 여성들이 자국 남성들을 기피하고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이유는 몽골 남성 가운데는 행복한 생활을 꾸려나갈 만큼 경제력이 있거나 교육 수준이 높으며 교양 있는 남성들이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몽골 당국은 남학생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을 유도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것은 제도나 규범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몽골 내에서의 일반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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