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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성폭력,기억서 잊혀져도 *잠재의식*남아
댓글 : 0
조회수 : 25,630
2011-11-25 05:40:32
유아 성폭력,기억서 잊혀져도 *잠재의식*남아
평소와 다른 행동 보일땐 의심을


  얼마 전, 네 살 된 딸을 데리고 울면서 병원에 온 엄마가 있었다. 평소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바지에 오줌을 싸고 자꾸 음부가 아프다고 해서 누가 거기를 만졌냐고 물었더니 어린이집에 같이 있던 오빠가 만졌다고 했단다.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일단 병원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왔다는 것이다. 진찰 결과 신체적인 외상은 없었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클 것 같아 행동치료와 성교육을 한 후 지속적으로 아이를 관찰하기로 했다. 

  성폭행을 당한 유아들은 어른들이 당한 것 못지않게 심리적인 충격을 받아 엄청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너무 어려 이런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대개 평소와는 다른 행동이나 신체적인 증상을 호소함으로써 표현한다. 밤에 늦게까지 잠을 안 자거나 자더라도 불을 끄지 못하게 하고, 악몽을 꾸거나 자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또 평소에 말을 잘 듣던 아이가 말도 잘 안 하고 신경질과 짜증을 부리는 등의 행동변화를 보이기도 하고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바지에 오줌을 싸거나 손가락을 빠는 퇴행성행동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엄마 곁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며 어린이집에도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머리나 배, 성기나 항문 등이 아프다고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토하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나 증세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괜찮아졌겠지’하고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단지 잠재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을 뿐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적인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 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공포심이 심해 성기피증이나 남성혐오증이 생길 수 있으며 결혼 후에는 성교통이나 질경련, 흥분장애 등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어린 시절에 겪은 성폭행은 성생활뿐만 아니라 성격형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성격이 불같은 일흔 살의 할머니가 계셨다. 그분은 항상 분노에 차 있어서 어느 누구도 가까이 할 수 없었는데 자신 스스로도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기도 중에 자신의 분노의 원인이 어린 시절 친오빠에게 강간당한 사건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그 사건은 자신에게 굉장한 수치감을 느끼게 해 죽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는데 곧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치유가 된 것이 아니라 너무 힘들어서 무의식중에 외면해버린 것이므로 깊은 내면에는 마음의 상처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유 없이 힘들게 하고 화를 냈던 것이다. 그 후 그분은 용서기도를 통해 치유를 받았지만 어릴 때의 상처 때문에 평생을 너무나 힘들게 살아야 했던 것을 억울해 하셨다. 

  유아 성폭행은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가 없거나 아이가 너무 어려 표현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엄마가 주의 깊게 아이를 관찰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평소에 좋아하고 잘 따르던 사람인데 갑자기 어색해 하고 불편해 한다면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성폭행의 가해자는 대부분 잘 알고 지내거나 가까운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아 성폭행의 42%가 집에서 일어나고 이 중 50% 이상이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지나치게 침울하거나 이유 없이 울고 매달리는 등의 정서적으로 불안한 행동을 보일 때와 바지에 오줌을 싸거나 손가락을 빠는 등의 퇴행성변화를 보일 때도 마찬가지로 성폭행을 의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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