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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끝나지 않는 쾌락”으로의 초대
여자는 좋겠다........
남자의 절정보다도 여자의 절정이 대단하다… 라는 것은 세간에 퍼진 정설입니다. 단지, 남녀 어느쪽도 상대의 쾌감을 알 수 없는 것이므로 정확한 비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있는 걸까요?
‘남자는 하복부 아래의 조이스틱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절정을 맞이할 수 있지만, 여자의 경우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그러니 아마 굉장할 것 같다.’
‘야설이나 체험담등을 보니까, 여자의 쾌감이 더 굉장한 듯 하길래...’
대다수의 남성이 떠올리는 건 아마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야설 같은 것을 보면 그러한 꿈결같은 쾌락이 상세하고 박력있게 묘사되는 경우가 있어서,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몸에서 혼만이 빠져나가 유체이탈하는 기분이야…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고,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해저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듯 한…”
애초에 여자는 로맨틱하게 이야기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남자의 절정도, 좀 더 장대하고 멋지게 표현하면 꽤 괜찮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일단 시험삼아 해보면,
“크하하하하! 나의 오장육부가 마이크로 단위의 세계까지 농축되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요도에서 소리를 내며 힘차게 뿜어져나와, 지구에서 5500광년 떨어진 오메가 성운까지 단숨에 워프한다! 오오 신이시여! 우주의 저 멀리에서 새하얀 탁류가 혜성과 같이 아시아 작은 나라 수도의 내 방까지 소용돌이 치면서 백룡으로 변신하는 듯 하다가 언제나 소변이 나오던 구멍을 쓰나미와 같이 분출하며 방을 온통 새하얗게 물들이며──”
조금만 읽어봐셔도 아실 수 있듯이 표현을 한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는게 아닌 듯 합니다. 애초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야한 미디어 매체들의 대부분은 최근까지 남자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습니다. 남자들이라면 주된 독자들인 동성(남성)들의 쾌감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부러 남자의 쾌감표현은 대략적으로만 하고, 아직 알지 못하는 여성의 절정만을 다이내믹하게 묘사하여, 이것이 정설로서 문명사회에 정착했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오르가즘은 개인차도 심하고, 언제든 간단히 재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 이치는 잘 해명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겠죠.
미국의 이름높은 성의학자 마스터스&존슨 부부가 연구, 발표한 그래프를 봅시다.
마스터스 & 존슨 부부의 모습 전형적인 여성의 오르가즘을, 3종류의 곡선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여성의 쾌감곡선] ‘마스터스&존슨 - 섹스와 사람의 사랑’에서 윌리엄 H. 마스터스 M.D./ 버지니아 E 존슨 / 로버트 C. 콜로드니
위대한 성의학자 마스터스&존슨 부부는 오르가즘의 쾌감도수를 흥분 / 안정 / 절정 / 감퇴 의 4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흥분(Excitement)] = 슬슬 젖기 시작. 콩알은 충혈. [안정(Plateau)] = 더욱 쾌감이 강해지며, 질이 수축하고 호흡은 하아하아. [절정(Orgasm)] = 전신이 경직하고 움찔움찔 하는 상태. [감퇴(Resolution)] = 평상시로 돌아오는 상태 라는 느낌이지요. 이것을 참조하여 그래프를 살펴보면 1은 한번 절정에 달한 뒤, 시간차를 두고 복수의 여러차례 오르가즘을 체험하는 패턴. 그래프에서는 2회 거치고 감퇴하고 있습니다만, 세 번, 네 번 연속해서 절정을 맛보는 여성도 있습니다.
2는 절정에 달하고는 있지만 평탄한 쾌감이 장시간에 걸쳐 지속하며, 그 뒤에 천천히 가라앉는 패턴.
3은 절정에 달한 뒤에 여운이 남지 않고 급속히 깨어버리는 패턴.
남자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사정해버리면 게임 오버. 곡선은 커녕 직선적으로 급강하하여 짧은 현자타임을 거치고 곧바로 제정신이 들어버립니다. 즉 패턴 3이 그나마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정한 직후 남자의 뇌는, 의도하지 않고서도 싫어하는 녀석이나 열받는 악덕상사의 얼굴이 떠오르거나, 일이나 공부에 대한 고민, 쌓여있는 빚 등 현실적인 문제가 떠올라버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라고 최악의 상태로 돌입하기도 합니다.
자위라면 그렇다 치더라도, 그다지 타입도 아닌 여자와 성교 같은 것을 했다면, 싸는 순간까지 번식본능으로 억눌려 있었던 혐오감이 폭발. ‘기분 좋았어...’ 라고 황홀해하며 여자가 안겨오는 순간에, ‘나, 일이 아직 남아있어...’ 라면서 등을 돌리고 샤워도 안한채 그냥 돌아가 버리는 일도.
어째서 남자는 금방 식어버리는 걸까요. 동물의 세계를 보면 일목요연합니다. 아프리카의 얼룩말 수컷이, 정신줄을 놓고서 기분나쁜 신음소리를 내지르고, 끝나지 않는 절정이나 여운을 맛보고 앉아있다면… 금방 잡아먹히겠죠?
인간의 남자도 마찬가지로, 사정의 순간 마치 퓨즈가 끊기는 것과 같이 아주 짧은 여운과 함께 기분 좋음이 사라지고, 확 제 정신으로 돌아와 버립니다. 그리고 2초 정도 ‘아, 또 이런 쓸데 없는 걸 해버리고 말았어… (+야동도 지우자)’ 라고 깊게 반성합니다.
자위라면 그렇다 쳐도, 옆에 누워있던 여자와 눈이 마주쳐버린다면, 침착한 듯 가장하고 ‘좋았어...’ 라고 마음에도 없이 칭찬을 하고서 잠시 시간이 지나면 정자가 다시 보충되어 성욕이 뻗치기 시작합니다. 즉 원숭이에서 진화한 뒤로 수십만년도 지났는데 아직도 본능이 컨트롤하는 그대로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 ‘강대한 권력을’ ‘좋은 차를 사고 싶어’ 이러한 무척이나 뻔한 ‘남자의 꿈’ 이라고 하는 것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의 바람이며, 원래 인간을 포함하여 금수와 물고기와 곤충들과 식물들조차,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살아가는 목적은 단 하나. [번식]인 겁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모두 씨를 배출해 내면 곧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한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살아가고 있던 역할을 끝내버린 듯 축 쳐져버리고 마는 겁니다. 여자들은 절정 이후에도 멋진 여운과 아직 다 채우지 못한 기분을 느긋이 즐기고 있는데도!
연어의 수컷이 알 위에 퓨욱퓨욱하고 정자를 뿜어낸 이후에 무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대마의 수포기(웅주)는 거의 THC(쉽게 말해 기분 좋아지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통상적으로는 꽃을 피우기 전에 버려지고 맙니다. 십보 양보해서 꽃가루를 수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최저한의 수포기만 남겨지지만, 수분 시키고 나면 쓰레기통으로. 사마귀나 귀뚜라미에 이르러서는, 섹스가 끝난 뒤의 수컷이 볼장 다 보자마자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암컷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결국 남자 따위 그런 존재야...라고 풀이 죽어도 좋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수십만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겨우 약육강식의 밀림에서 빠져나와 천적이 적고 긴장감도 없는 세계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군림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보상으로서 남자가 궁극의 쾌감을 체험해도 좋은 것이 아닐까요?
남자도, 끝나지 않는 쾌락을 맛보고 싶다!!!
이렇게 쾌감에 대해서, 남자가 여자보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잘 알았습니다. 이유는 어쨌든 간에 성의 세계(AV)에서 남자가 조역이 되고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밑바닥에는, 세상 남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신봉하고 있는 ‘여자를 기분 좋아 미치게 할 수록, 남자의 가치가 올라간다’ 라는 잘못된 생각이 있습니다.
남자 배우가 무표정하게 허리를 흔들어 댑니다. 유두를 공략하는 손 끝도, 휴대폰 뺨치는 진동으로 섬세하게 떨리고, 입술은 비단잉어마냥 뻐끔대며 봉사하고, 여배우의 귓가에 음탕한 말 따위를 지껄입니다.
몇 분 뒤, ‘웃’ 하면서 짧은 대사를 뱉어낸 뒤, 곤충과 같이 슬쩍 사정한 남자 배우는 신속정확하게 파인더로부터 사라지고, 카메라에는 쾌감에 취해있는 여배우의 얼굴만이 클로즈업.
여배우는 만족한 듯 한 표정으로 종료 뒤의 인터뷰에도 대답하고 있지만, 여기에 남배우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여배우의 가슴에 남겨진 한큰술 분량의 액체 뿐. 전형적인 에로 비디오의 일막입니다. (물론 카토타카 같은 초 거물 남배우는 예외입니다만, 그 정도의 존재감을 보이는 남배우는 한 줌도 되지 않습니다.)
모니터 앞에서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남자들도 또한 열심히 움직이고 있던 남배우의 얼굴 따위 잊어버린지 오래. 자위를 끝낸 순간에 남자는 바빠지기 마련입니다. 현장을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도록 허둥대면서 ‘멋진 여자였잖아. 제길...’ 하며 젖은 티슈를 안보이게 처리하는 겁니다. 허무하기 짝이 없지요.
그러한 까닭에, 남자들은 슬슬 사회에서 정의내려준 조역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본능에 몸을 위축시키고 있지 말고, 신에게서 내려진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당사 대비 수십배라고 일컬어지는 쾌감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요.
성기를 흔들어 사정하는 것만이 오르가즘은 아닙니다. 좀 더 다른 길을 통해 절정에 도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허망한 쾌락을, 계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다면, 게다가 그것이 일부러 누구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이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면.
사적인 공간에서 혼자 미지의 쾌감에 몸을 떨며 마음껏 부끄러운 모습을 취해버리면, 사회에서 쌓인 하찮은 스트레스 따위 이 세계에서는 훅 불어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보잘것 없는 것으로 느껴지며 살아가는 게 좀 더 좀 더 즐거워 집니다.
우선은, 멋진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서 이 강좌를 따라 같이 여행을 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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