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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섹스 토이와 sm을 고하라
댓글 : 0
조회수 : 25,634
2011-09-29 00:16:43
남자에게 섹스 토이와 sm을 고하라



  여기, 대한민국의 한 남자가 섹스 토이와 sm(사도마조히즘) 관계에 대해 정당한 근거를 제시한다. 한 번쯤 겪었거나, 누군가 당신에게 하소연했을 법한 에피소드와 그 뒷이야기. "눈을 가리고 섹스하고 싶다. 한 번쯤은 상대방이 나를 밀어붙이는 짐승 같은 섹스를 하고 싶다. 그(그녀)의 항문에 손을 집어넣어 보고 싶다. 묶여서(묶고서) 섹스하고 싶다. 바이브레이터를 썼으면 한다. 온종일 상대의 수발을 들고 싶다. 섹스 도중 욕설을 한마디 하고 싶다.”

  온갖 ‘음란한’ 상상. 약간 역겨울 수도 있는 상상들인데, 이거 변태 아냐? 정신병자 같으니?! 자, 요구를 해온 상대를 섣불리 판단하기 전에 이야기 하나 해드리겠다. 간혹 섹스를 하던 사이인(시쳇말로 섹스 파트너) 여자는 절정의 순간이면 자신을 때려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질겁했던 나도 몇 번 가볍게 엉덩이를 때리다 보니 더욱 흥분했다. 나중에는 아예 섹스 전에 합의하여 눈가리개 같은 소도구를 준비하고 역할극까지 설정하여 섹스에 임했다.

뭐 예를 들면, 상사의 말을 지독히도 안 듣는 여직원을 묶어 놓고 강간을 한다든가 소프트한 sm과 롤 플레이를 결합한 정도는 꽤 즐기게 되었다. 이런 식의 섹스는 섹스 자체와 상대의 육체만으로 흥분하는 것이 아니라, ‘섹시한 상황’에도 흥분하는 것이다. 물론 꽤나 복잡하게 나와 파트너는 사전 합의를 도출해야만 했다.

  ‘이렇게 하면 좋을까?’ ‘아유 그런 건 쪽팔린데’ ‘에… 그래도 오빠가 그래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래그래 한번 해보자’ 가끔은 6자 회담이 더 쉬울 것 같기도 했지만. sm 동호회 회장은 “그건 sm이네요”라고 이야기했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sm은 ‘성적인 심리극(erotic psychodrama)’이다. 서로가 원하는 정도의 복종과 역할을 수행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거나 결박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판타지를 실행하는 것. 그게 sm이다.

  검은 가죽 부츠와 가면, 그리고 채찍을 착장하고 순진무구한 소녀를 납치 감금하여 벽에 묶고 악마에게 제물로 바치는 배불뚝이 아저씨 따위는 sm의 세계에 없다(물론, 원치 않는 상대에게 고통을 주고 거기에서 성적 쾌락을 얻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sm이라고 불려서는 곤란한 폭력이다). 성인용품‘도’ 판다는 딴지몰(ddanzimall.com)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아이템은 두 종류이다. 페니스 위에 덧씌우는 거대 실리콘 모조 성기와 수많은 벤치마킹 끝에 만들어졌다는 바이브레이터. 두 상품을 실제로 보면 실제적 효용보다는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디자인이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 심리학회는 ‘정신 질환의 진단적 통계적 메뉴얼’이라는 문서를 통해 sm을 정신병의 범주에서 제외시켰다(1973년에 동성애가 정신병의 범주에서 제외되었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좋은 sm 플레이의 성분은 커뮤니케이션, 존경, 믿음으로서 좋은 전통적 섹스 행위의 성분과 동일하다. 그리고 그 결과도 같다고 한다. 몸과 자아가 서로 결합된다는 느낌.

  국내 인터넷 sm 동호회는 수백 개에 이르며 회원수는 1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호기심에 가입했고 중복 가입을 했다 하더라도, 전국 각지의 안방과 자취방 그리고 여관, 모텔, 호텔 등에서 ‘둘만 살짝궁’ sm을 하는 커플을 상상해본다면 이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sm을 즐기고 있을 것 같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뭔가 더 좋아 보려고’ ‘섹스에 상상이란 양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색다른 장소(이를테면 공중화장실, 교실, 사무실, 승용차)를 열심히 애용하고, sm도 하고, 롤 플레이도 하고, 섹스 토이도 사용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이 모든 것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믿음 그리고 존경이 빠지면 바로 수치스러운 폭력으로 돌변하겠지만. 전통적인 정상위이든, sm이든, 섹스 토이를 쓰든, 어떤 사람들은 극치감을 맛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다. 그래, 무엇을 한들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둘이 더 좋으려고 한다는데, 누가 참견하겠나.

▶ 시판 중인 섹스 토이.
  실제 손이나 질과 비슷한 형태를 한 남성 자위용 기구와 섹스시 만족도를 높여주는 보조 기구. 토끼 모양 바이브레이터는 귀여운 디자인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sm 관계시 일반적으로 많이 떠올리는 도구가 채찍이지만 실제로 찾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남성을 위한 보조 기구는 디자인이 리얼할수록 인기있고 여성용은 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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