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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성\' 그리고 남성들의 소유욕
댓글 : 0
조회수 : 25,556
2011-08-22 01:39:35
'처녀성' 그리고 남성들의 소유욕



  요즘 신문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새로운 소식이라고 해야 누가 누구에게 뒷돈을 받았고 이 사실을 캐내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다는 것뿐이니, 소유함으로써 비로소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인간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이제는 넌덜머리가 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어느 학자는 '소유냐, 존재냐'를 화두로 삼 았지만, 그는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에서 단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셈이다. 현대인들은 '소유하는 자 살 것이고, 소유하지 못하는 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명제로 삼고 있다. 대다수의 남성들은 여성에게 '처녀성'(處女性)을 원하는데, 사랑을 소유하는 인간의 역사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은 재산을 축적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재산을 온전히 자신의 자식에게 상속하기 위해 순결한 여성을 원했다. 그리고 여성을 사유재산으로 여기고 자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귄리를 주장해 왔다. 그러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처녀성'의 유무를 알아내기 위한 방법이 생긴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중국에서는 첫날밤 성관계후 흰 비단에 묻은 낙홍(落紅)으로, 아랍 문화권에서는 남편이 오른손 집게손가락에 하얀 헝겊을 씌운 후 질 속에 넣어 그 천에 묻은 피를 보고 아내의 순결성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다. 중세의 연금술사들은 여성의 소변을 검사해 침전물이 많이 생기면 처녀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18세기 독일에서는 목 둘레가 굵어지면 처녀성을 잃었다고 보았다. 물론 과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으니 숱한 순결한 여성들이 오해받았음직하다.
 
  처녀성을 확인하기 위한 '눈물겨운'노력은 기록에도 잘 나타난다. 중국 진(秦)대 장화가 지은 '박물지'(博物志)를 보면, 주사(朱砂)를 먹여 몸이 완전히 붉은 색이 된 도마뱀을 가루로 만들어 여성의 사지에 점을 찍으면 남성과 잠을 자기 전까지는 절대로 없어지지않는다고 믿고 이로써 처녀성을 구별하였다고 한다.

기 발한 민간요법을 개발한 것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조 말에는 의녀가 처녀성을 검사했는데, 앵무새의 생피를 팔목에 묻혀 보고 이것이 묻으면 처녀, 생피가 겉돌고 잘 묻지 않으면 처녀가 아니라고 보았다. 처녀막은 질을 포함한 내성기와 외성기의 경계 부위에 위치하는데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있거나 원형.반원형.별 모양의 구멍을 가진 것 등 형태가 다양하고 두께와 탄력성 또한 다양하다.


결 국 남성들이 수백년 동안 집착해온 처녀성은 어이없게도 가벼운 운동이나 질내 삽입식 생리대에 의해 파손될 수도 있고, 출산 후까지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처녀도 처녀막이 없을 수 있고, 기혼녀도 처녀막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보통 생물은 자신에게 불리한 신체적 구조는 진화를 통해 변화시키거나 퇴화시켜 없애는데, 이렇게 무수한 의혹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처녀막을 여성들이 아직까지 신체에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의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처녀막은 최초의 성교를 어렵고 고통스럽게 만듦으로써 성교에 탐닉하는 것을 막아 준다. 처녀막은 이런 경향을 부분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수컷에게 깊은 애정을 품게 된 뒤에야 마지막 선을 넘을 것을 요구한다. 이 애정은 최초의 육체적 고통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한다."  이 주장이 맞는다면 여성이 자신에게 '불리한' 처녀막을 아직까지 갖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혈육 여부를 확인해야겠다면 처녀막 검사보다 염색체 검사로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더욱이 여성이 남성의 사유재산인 시대는 끝나 버렸다. 그렇다면 현대를 사는 남성들은 여성의 순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몸을 지키는 정조(貞操)보다 마음을 지키는 정절(貞節)로 순결을 해석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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