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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보니, 그게 성추행이었네?
댓글 : 0
조회수 : 25,566
2011-07-14 00:15:42
되돌아 보니, 그게 성추행이었네?



  성추행은 TV뉴스나 신문으로만 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젝시즌님들도 겪어본 적이 있으실 텐데요. 긴가민가 애매한 상황이 지나고 나서 뒤늦게 성추행임을 깨달은 적이 없으신 가요? 똘마녀님의 경험담을 빌어, 그 불쾌한 기억에 종지부를 찍어 주세요.

  둔하디 둔한 내가 마치 형광등처럼 깨달은 건 나도 성추행을 당했었다는 사실이야. 이게 웬 메가톤급 고백이냐고?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도 잘 생각해봐. 뉴스에나 오르내릴 법한 일들을 실제로 우린 이미 겪었던 건지도 몰라. 단지 그때는 그 사실을 못 깨달았던 것뿐이지. 곱씹어보면 괜히 열 받긴 하지만 웃기지 않아? 친분과 관심으로 가장한 그 숱한 성추행들을 둔한 우린 몰랐다는 사실이 말이야.


그 입 다물라, 쉣따!
  만져대고 비벼댄다고 그것만 성추행은 아니거든. 말 한마디도 얼마나 짜증나도록 역겨운 게 많은 지, 이 똘마녀가 겪은 것도 꽤 많다고. 술만 취하면 등을 긁어달라던 똘아이, 걸핏하면 슬쩍 눈길 주며 가슴골 보인다고 적나라하게 말하던 놈, 여자의 생명은 교태어린 목소리라는 병X 등등. 아, 그땐 그걸 농담이려니, 잘못 들었으려니 했던 내가 얼마나 바보 같은 지. 그때 깨달았더라면 성추행이라고 확 신고해버릴 걸 그랬어. 입을 함부로 놀려대는 것들은 입에서 나온 건 다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야. 말로 하든, 눈길로 하든, 그것도 성추행이 맞는데 아니라고 우겨대긴.

그 게 귀엽다고 한 행동?
  여자는 말이지, 누가 칭찬을 해 주면 으쓱하는 바람에 문제의 본질을 잊을 때가 많아. 선생님이 귀엽다고 쓰다듬던 그 손길이 유달리 끈적끈적했다는 걸 몇 년이 지나서야 떠올린 거. 후배사랑이랍시고 무릎에 앉혀 내 몸을 주물럭거리던 선배가 그냥 정이 많아서 그런 거라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 수고했다며 엉덩이 툭툭 쳐대는 상사가 참 '아버지'같다 생각한 그 오지랖! 귀여우면 귀여운 거지, 왜 굳이 그런 손길을 해댄 거겠냐고. 왜 그땐 '이러지 마시라'고 말 못했을까? 그냥 칭찬이라 생각해서? 쯧쯧.

대중교통, 붐비는 그 틈에?
  스물스물 옆구리를 타고, 겨드랑이까지 침투하던 남학생의 손길. 어쩜 그리도 둔했는 지. 워낙 버스가 붐비다 보니 손잡이 잡으려다 실수한 셈 쳐준 내가 바보지. 그게 다 그런 놈들의 뻔한 전략인데 말이야. 지하철 그 많은 공간 중 하필 내 앞자리에 서서 자신의 그곳을 적나라하게 들이대던 놈의 행동도 우연이라 착각한 이 순진한 바보! 변태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는 곳이 대중교통인 것을 왜 몰랐을까. 현장에서 경찰서로 신고를 해 버리든가, 이도 저도 안 되면 침이라도 뱉어 화풀이라도 할 걸 그랬어.

  성추행이란 게 증거를 잡기 어려운 거잖아. 그 기준도 애매하고 말이야. 이러니 당하는 당사자도 아리송~해서 이게 성추행인지 우연인지 헷갈려 한다구. 그러니 이 똘마녀처럼 둔하디 둔한 것들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앗! 그게 성추행이었네?'라는 형광등식 자각을 하게 되는 거지.

  상대방의 의도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즉각 즉각 대처하는 게 최우선이야. 왜 당하고만 살아? 왜 오지랖 넓게 스스로 오해한 거라 생각해? 상대가 오리발을 내밀어도 내가 아니다 싶음 아닌 거야. 확 따지라고. 민감하고 별난 여자 취급 받아도 따질 건 따져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둔한 여자들이 있으니 성추행범들이 지들 멋대로 일상생활에 침투해서 자신은 '아닌 척' 할 짓 다 하고 사는 거야. 앞으론 참지 말아. 뒤늦게 가슴 치며 억울해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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