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외모지만 몸을 보면 어느덧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 빠르게 자라나는 모습을 단순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건 이와 관련한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잘 자라고 있는 내 아이, 혹시 성조숙증은 아닌지 체크해보자.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것을 두고 ‘성조숙증’이라고 말한다. 너무 이른 성장 자체도 문제지만 정신적인 부분이 육체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밝힌 ‘소아 및 청소년의 성 성숙 시기, 성 조숙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아이들이 5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중에서 여자아이의 비율이 96.5%로 절대적이었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진성(진짜) 성조숙증이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경우 성호르몬과 관련된 뇌의 종양 등 병적인 원인이 많다. 이 때문에 남자아이의 경우 성조숙증 증상이 나타날 비율은 낮지만 나타났다면 중추신경계 등의 이상이 있는지 특별히 세밀하게 진찰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아이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판단한다. 이와 같이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들은 겉으로 봤을 때 또래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아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잘 자라는 것 같아 보이는 모습 뒤에 여러 가지 병이 자라고 있고, 성조숙증은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전문가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첫째, 키가 크게 안 자랄 수 있다.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들은 사춘기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 시기에는 또래에 비해 키도 빨리 크고 잘 성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성인이 됐을 때는 표준보다 키가 작다. 병원에서는 실제 나이와 비교해 골 연령을 측정해준다. 적어도 만 9~10세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다. 

  두 번째로 뇌종양의 위험이다.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들에게도 간혹 뇌종양으로 인해 뇌에서 분비하는 성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빠른 발육을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수술과 정기적인 병원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조숙증을 쉽게 판단하고 검진을 미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다. 성조숙증이 성적 행동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성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신체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아이는 혼란을 겪는다. 성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조금씩 성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나지만 아이들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기에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다.성조숙증 어린이는 신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수영장, 대중목욕탕 같은 공공장소에 잘 가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거나 초경을 한 이후 혈흔을 옷에 묻히는 일도 있어 학급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대인기피, 우울증을 보이기도 해 상태에 따라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